[기독신문] ‘행복마트’ 연 이건영 목사, 다시 어려운 이웃과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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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신문] ‘행복마트’ 연 이건영 목사, 다시 어려운 이웃과 동행
  • 송상원 기자
  • 승인 2022.06.09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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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김영주 사모와 저소득층 위한 오병이어 사역 진행 … “나눔으로 복음의 기쁨 함께 공유”
①과거 독정이마을이라고 불렸던 용현동은 오르막길이 많다. 심지어 공도에 어르신들을 위한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고, 엘리베이터에서 하차한 후에도 긴 계단을 올라야 할 정도로 가파른 길이 곳곳에 있다. ②지난 3월 11일 오픈한 행복마트는 용현동 오르막길 초입에 자리 잡고 있다. ③회원들의 방문을 기다리는 이건영 목사. 목회기간 내내 성도들과 아름다운 동행을 했던 이건영 목사는 은퇴 이후 서민들과 따뜻한 동행을 하고자 행복마트 주인장이 됐다. ④행복마트에서 이건영 목사와 동역 중인 김영주 사모(왼쪽 첫 번째)와 조권식 권사, 송난희 전도사의 모습. ⑤조권식 권사가 행복마트를 방문한 회원과 대화를 나누며 생필품을 꺼내주고 있다.
①과거 독정이마을이라고 불렸던 용현동은 오르막길이 많다. 심지어 공도에 어르신들을 위한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고, 엘리베이터에서 하차한 후에도 긴 계단을 올라야 할 정도로 가파른 길이 곳곳에 있다. ②지난 3월 11일 오픈한 행복마트는 용현동 오르막길 초입에 자리 잡고 있다. ③회원들의 방문을 기다리는 이건영 목사. 목회기간 내내 성도들과 아름다운 동행을 했던 이건영 목사는 은퇴 이후 서민들과 따뜻한 동행을 하고자 행복마트 주인장이 됐다. ④행복마트에서 이건영 목사와 동역 중인 김영주 사모(왼쪽 첫 번째)와 조권식 권사, 송난희 전도사의 모습. ⑤조권식 권사가 행복마트를 방문한 회원과 대화를 나누며 생필품을 꺼내주고 있다.

서쪽으로는 인천항 위로는 수봉산을 끼고 있는 용현동은 예전에 ‘독정이 마을’이라고 불리곤 했다. 독정이라는 이름이 가파른 언덕이라는 뜻의 옛말 덕자이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듯이, 용현동은 유독 오르막길이 많은 동네다. 여러 갈래의 오르막길을 축으로 골목이 생겨났고 그곳에 서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다.

지난해 12월 은퇴한 이건영 목사(인천제2교회 원로)는 이곳 용현동을 제2의 사역터전으로 삼았다. 인천제2교회에서 성도들과 동고동락했고 어려운 이들을 지나치지 않았던 그가 김영주 사모와 함께 자그마한 슈퍼마켓 ‘행복마트’의 주인장이 되어 서민들 곁으로 다가선 것이다.

이건영 목사처럼 대형교회를 섬겼던 목회자의 경우 은퇴 후 교계 기관 및 단체의 대표직을 맡거나 상대적으로 편안한 선교지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일이 많다. 이 목사에게도 여러 기관에서 이사장 및 대표직 제안이 왔으나 그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었다.

오래 전부터 이건영 목사는 은퇴 이후에 보다 낮은 곳으로 향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인천제2교회에서 나눔마트를 운영한 적이 있었는데, 이 목사 부부는 은퇴 후에 이와 유사한 사역을 하자고 마음을 모았다.

“인천제2교회에 있을 당시 코로나19 기간에 나눔마트라고 저소득층에게 물품을 나누면서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한 적이 있어요. 은퇴하면 우리 부부가 나눔사역을 해보자며 마음을 모았고, 기도를 드리니 주님께서도 응답을 주셨어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을 섬기기 위해 행복마트를 차렸습니다.”

이건영 목사가 주민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건영 목사가 주민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행복마트는 지난 3월 11일 오픈했다. 이건영 목사 김영주 사모와 더불어 자원봉사자 조권식 권사, 송난희 전도사, 원승룡 안수집사 등이 행복마트의 일꾼들이다.

송난희 전도사는 “이건영 목사님과 18년간 동역했는데 항상 겸손하게 섬기는 모습을 보며 귀감이 됐어요. 얼마든지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데도 어려운 이들과 위해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또다시 목사님께 배웁니다”라며, 팔을 걷어붙이고 일손을 돕고 있다.

8평 남짓의 행복마트에는 쌀, 라면, 국수, 죽, 휴지, 세제, 통조림, 식용유, 설탕, 소금, 과자 등 70여 가지의 생필품이 진열돼 있다. 주민센터에서 추천받은 71명의 동네 주민들이 회원으로 등록돼 행복마트를 이용한다. 행복마트는 매주 금요일에 문을 여는데, 회원들은 한 달에 한 번 방문해 6개 품목의 생필품을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 소매가로 책정하면 매월 회원 1인당 6만원어치의 생필품을 지원하는 셈이다.

지난 5월 27일에도 여러 회원들이 행복마트를 찾았다. 장바구니 캐리어를 끌고 온 회원들은 자원봉사자의 안내를 받아 즉석밥, 통조림, 휴지 등 필요한 생필품을 챙겼으며, 김영주 사모 등과 안부를 주고받으며 다음 달 만남을 기약했다.

김영주 사모는 “행복마트를 3개월 정도 운영하다보니 친해진 분들도 꽤 있어요. 안 오시는 분들에게 연락도 하는데 그러면 언제 올지, 아플 경우 누가 대신 오는지 말씀해줍니다. 이렇게 소통하면서 회원들과 가까워지는 것 같아요. 매주 금요일이 되면 몇 분이 오실지 기다려져요”라고 말했다.

김영주 사모는 이건영 목사의 평생의 동반자이자 든든한 동역자이다. 만약 그가 동의하지 않았다면 행복마트의 탄생도 없었을 것이다. 김영주 사모는 “목사님이 오래 전부터 얘기하셔서 은퇴 이후에 나눔사역을 할 줄 알았어요. 목사님이 교회 사역을 할 때도 가끔 ‘저런 일이 가능하겠어’라며 의문을 가질 때도 있었는데, 결과를 보면 목사님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졌어요. 목사님께서 진심을 품고 나눔사역을 하시는데, 제가 반대할 이유가 없죠”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조권식 권사는 “사모님이 더 대단해요”라고 귀띔했다. “우리 사모님 정말 특별한 분입니다. 목사님이 험한 길을 간다고 해도 언제나 동행하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사모님이 더 대단한 것 같아요”라는 게 조 권사의 얘기다.

행복마트의 한 달 운영비는 300만원 정도다. 이건영 목사는 원로목사 사례비와 가끔 생기는 강사료를 행복마트 운영에 투입한다. 목회현장에서 30년 넘게 헌신했으면 편안한 노후를 갖기 마련인데, 이 목사가 품고 있는 나눔에 대한 철학이 그를 쉬게끔 놔두지 않는다.

“교회의 존재 목적은 틀림없이 복음이고 구원이죠. 흔들릴 수 없는 가치입니다. 그 다음 가치는 나눔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사역 중 3분의 1이 마음과 몸이 연약하고 어려운 분들과 나눈 일입니다. 그래서 저희와 자원봉사자는 행복마트 사역을 오병이어 사역이라고 여기며 일을 합니다.”

다만 복음이 최우선 가치라고 얘기했듯이, 이건영 목사는 나눔사역에 머물 생각이 없는 듯하다. 행복마트에서 회원들과 주일 예배를 드리는 그림을 구상하고 있다. 시점은 오는 9월경이다.

“공간이 좁아 많이 모여 예배드리기는 어렵고요. 주일에 4~5명의 회원들이 오시면 예배를 드리고 식사를 나누고 싶어요. 그렇게 된다면 우리나라 최초의 마트교회가 되지 않을까요.”

아울러 기회가 된다면 스무 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작은 웨딩홀을 차리는 게 마지막 소원이라고 덧붙였다. 어려운 이들에게 무료 결혼식을 선사하겠다는 바람이다. 이건영 목사는 주례는 자신이, 사진촬영은 김영주 사모가 하면 된다며 미소를 내보였다.

삶은 숱한 오르막의 연속이다. 가파른 길에서 힘들고 지칠 때 손을 내밀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용현동 오르막길 초입에 자리한 행복마트가 바로 그런 곳이다. 이건영 목사의 저서 <고난은 동굴이 아니라 터널입니다>에서 언급된 내용처럼 어둠을 넘어 다시 찬란한 빛과 마주할 수 있도록 행복마트가 안내한다.

출처 : 기독신문(http://www.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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