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조현삼 목사님께

늙은 노인들만 남은 소록도(평균 연령 75세).
코로나 위기에 발길 뚝 끊기고 외롭게 살아가는 이때
교회에서 마을 담당들을 불러 서울광염교회서 보낸 찰밥 도시락 집집마다 다니며 나눠줍니다.

이 추운 날씨에 웬 사랑, 웬 은혜인가?
어떻게 여길 왔을꼬. 궁금해하며 온기가 남은 도시락을 먹습니다.

아내와 함께 나섰습니다.
서해안 대설이 그치고 영상으로 기온이 올라 길이 열렸습니다.
딱 좋은 날 잡아 나서니 다행입니다.
4일 전에 주문한 찹쌀 도시락은 떡집에서 찾아
동산교회 젊은 부목사님이 운전하는 봉고에 싣습니다.
소록도 떡을 맡아서 항상 정성껏 만들어 주는 권사님 내외가
땀 흘리며 준비한 짐을 실어줍니다.
소록도를 섬기는 사람들입니다.

낮 12시 출발, 소록도에 빨리 내려주고 돌아와야 합니다.
소록도로 가는 길에는 눈이 오지 않았습니다. 다행입니다.
소록도 안내소에 13시 50분 도착.
목사님과 장로님이 나오셔서 인사를 나누고 짐을 옮겨 싣습니다.

교인들을 만나서 이렇게 인사하고 싶었습니다.
“광염교회 조현삼 목사님이 금년에도 떡값을 보냈어요.
나눠 잡수시고. 힘내세요. 소록도 문이 열리면 다시올께요.”
아내도 20년 넘게 여전도회원들과 드나들며
절기마다 김치를 나눠주던 반가운 얼굴들을 보고 싶었습니다.
곧바로 출발하여 녹동에 들려 돌아오니 해지기 전에 도착했습니다.

장인심 권사에게 전화했습니다.
“응, 광염교회 조 목사님…
우리를 안 잊어불고 늘 떡이랑 찰밥이라 보내주시고.
너무너무 고맙지요. 오랜 됐는데… 얼굴 한 번 보고 싶네요.”
금년 85세가 되었답니다. 여전히 신실한 믿음으로 정오 기도팀을 인도합니다.
몇 분은 요양 병동에 들어가서 5명 내외만 모인답니다.

소록도 목사님들도 힘듭니다.
섬 밖으로 나다닐 수 없고, 교인 수 줄고, 몇 교회는 폐쇄하고
4개 교회가 남았는데 자체적 운영이 힘들답니다.

조현삼 목사님, 존경합니다. 자랑스럽습니다.
한국교회에 보이신 사랑과 섬김의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나는 금년 77세. 소록도를 다녀오니 좀 나른합니다.
조 목사님을 녹동서 만나서 소록도를 같이 방문했던 그때 일이 눈에 선합니다.
잊지 못하는 추억입니다.
우리 주님이 기뻐하시는 교회,
교인들이 기뻐하고 행복한 교회로 굳게 서길 기원합니다.
건강하십시오.

2021년 세밑
광주동산교회 황영준

조현삼 목사, 장인심 권사, 황영준 목사(2010년 12월 21일)
조현삼 목사, 장인심 권사, 황영준 목사(2010년 1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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