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부터 이 말씀이 제 가슴 속으로 훅 들어와 버렸습니다. ‘순금 같은 믿음’이 좋아서였을까요. 그 말씀을 가슴에 품고 늘 되새겼습니다. 우리 어릴 적 학생회나 청년회 헌신예배 시간에 회원 호명할 때는 어김없이 이 구절을 외웠습니다.

시간이 흘러 사명의 때가 다가왔습니다. 남도를 섬기는 일을 위해 하나님께서 훈련하시는 과정에는 솔직히 후회도 있었습니다. 교인 10여 명과 청소년 30여 명으로 남도선교를 시작하면서 그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 짐바리 자전거로 시장을 봐오고, 버스터미널마다 찾아다니며 기타를 들고 청소년들을 보내달라고 찬양하며 외치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청소년들을 잘 훈련시켜 되돌려 보내드릴 테니 일단 보내달라고 부탁드려도, 누구 하나 알아주지도 인정해 주지도 않는 상황 속에서 아무런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 시기에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말씀이 더욱 크게 다가왔습니다. 한편으로는 ‘내가 괜히 이 말씀을 좋아해서 이렇게 고된 훈련을 겪는구나!’라는 후회가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시련과 함께 적지 않은 위로도 건네주셨습니다. 해남터미널 강진터미널 등지에서 열심히 찬양하고 있을 때, 어떤 분이 다가와서 ‘그 찬양 다시 한 번 들려줄 수 있겠느냐’고 요청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예배당을 건축하기 위해서 장기 금식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욥기 23:10절 말씀이 다가왔습니다. 지금 가고 있는 길이 하나님께서 정하신 길, 나를 위한 하나님의 계획이 바로 이 길이라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다시 한 번 저의 운명, 저의 사명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니까 주님께서는 어머니의 태중에 짓기 전에 나를 선택하셨고, 어느 날 욥기 23:10절 말씀을 내 가슴에 새기게 하시고, 또 수많은 훈련의 과정을 거치게 한 후 남도 청지기의 삶을 살게 하셨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네가 가는 길이 바로 나의 길이다”라는 감동이 지금까지도 가슴에 먹먹하게 남아서 열정으로 불타오르게 하고 있습니다. 이 일만 하면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눈에는 생기가 돕니다.

우리는 요즘 갯바람이 몰아쳐 겨울 추위를 견디기 힘든 어느 교회 사택의 수리를 준비하고 있으며, 북풍한설에 십자가가 흔들리는 교회 종탑의 보수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곧 폐차해야 할 미래자립교회의 승합차 교환과, 수십 년은 됐을 법한 에어컨을 신식 냉난방기로 교체도 추진하는 중입니다. 다가가 볼수록 심각한 교회들의 현실을 직면하면서 주님의 심정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저를 이런 낮은 곳에 보내어 함께 아파하게 하시고, 땀 흘려 섬기게 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며 경배합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교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