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빌립보서 2:13)

어느 날부터인가 제 안에서 가슴이 터질듯 한 뜨거운 열망이 끓어올랐습니다. 성령께서 내게 임하셔서 일으키시는 그 소원, 그 열망이 곧 나의 사명이 되었습니다. 총신신대원에 재학 당시, 기숙사 4층에 마련된 예배당에서 기도하던 중이었습니다. 저는 성령님이 주시는 소원과, 스스로에게서 타오르는 열망을 비교해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남도를 내게 주소서!”라고 그토록 열망했던 기도 안에 제가 탐하는 군더더기들이 덕지덕지 눌어붙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성령께서 저의 입술로 하게 하시는 기도는 그렇게도 맑고 깨끗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후로는 어떻게 하면 제 욕심을 내려놓고 순수한 하나님의 소원을 품고 기도할 수 있는가를 매우 신경 쓰고 있습니다.

저는 청소년 시절부터 하나님 은혜에 사로잡혀 열심히 섬겨왔습니다. 그러다 광주교육대학에 합격해 전남 해남에서 광주로 옮겨오면서, 활동성 폐결핵이라는 병을 얻었습니다. 이 병이 나를 죽일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열심히 치료했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병세가 심해지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내 삶도 신앙도 포기하고, 마음대로 살려고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제게 다가오신 하나님을 다시 붙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번만 살려주시면 목회자의 길을 가겠습니다.”

그 후로 저를 사명의 자리로 부르시며, 병을 완치시킨 주님께 의지하며 33년 동안 코피가 터지도록 열정적으로 맡기신 일을 감당해 왔습니다. 그런데 2020년 1월부터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에 유행하며 우리의 일상과 예배와 사역이 멈추는 동안, 저 개인에게는 신장암과 췌장암이 동시에 찾아왔습니다.

일주일씩 금식하며 조직검사를 2차례나 반복했습니다. 다섯 분의 교수님들이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제 귀에는 주님께서 강력하게 “아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으로 들렸습니다. 실제로 최종 결과는 면역성 염증으로 판명되었습니다.

거리두기의 강화로 사람을 모아 양육하는 사역은 힘들어졌지만, 낡아빠진 시골 예배당을 고치는 데는 참 좋은 기회가 생겼습니다. 마침 서울 광염교회 조현삼 목사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대화 끝에 저는 광염교회의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십 년 동안 아무도 돌아보지 않은 채, 성도들의 노령화와 함께 무너져가는 시골교회의 리모델링 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나의 가는 길은 오직 그분이 아십니다. 다가오는 2022년,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또 어떤 문을 열어주실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동역자 여러분의 사명과 사역에도 승리가 기다리고 있음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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