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6) 사귐과섬김·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공동주최 생명포럼

*코로나19 상황에서 자살예방 

코로나19 때문에 힘든 상황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 덕분에 다른 사람이 건강하지 않으면 나도 위험해진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타인을 배려해야 나도 안전하고, 타인을 살려야 나도 사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코로나19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코로나 블루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울증이 깊어지면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살은 남의 일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의 일입니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 국가 중에 가장 높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자살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자살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입니다. 한국교회는 자살을 예방하고 생명존중문화가 확산하도록 힘써야 합니다. 

 

1. 교회가 자살예방에 앞장서야 이유

1) 모든 생명이 하나님의 피조물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흙덩이에 생기를 불어넣어 살아있는 존재(a living being)가 되게 하셨습니다. 인간의 생명은 하나님의 소유이기에 하나님은 살인하지 말라(6계명)고 명령하셨습니다. 여기엔 생명의 한계를 인간이 정하지 말라는 의미도 포함됩니다. 타인의 생명은 물론이요 자신의 생명도 마찬가지입니다. 에스겔 16장에 보면 타락하여 비참한 처지에 놓인 예루살렘을 향해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이 있습니다.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아있으라”(겔 16:6). 하나님은 비참한 상황속에서도 살아있으라고 명령하십니다. 교회는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비참한 상황에 있는 이들에게도 ‘피투성이라도 살아있으라’고 말해야 합니다.

2) 교회의 머리가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이시기 때문이다. 

교회의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예수는 자신의 정체성을 생명과 연결해서 말씀하셨습니다.(생명의 떡, 부활이요 생명, 길이요 진리요 생명) 예수께서 오신 목적은 생명을 살리기 위함입니다(요 10:10).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를 따라야 하는 교회 공동체의 사명 역시 생명을 살리는 것입니다. 예수는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했습니다. 생명은 물질로 환산할 수 없습니다. 이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돌보는 것은 교회에 주신 사명입니다. 

 

2. 생명살림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 - 선한 사마리아인

생명을 살리는 교회의 역할을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예수께서 내린 결론은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눅 10:37)는 것입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고난당한 자를 돕고 살리라는 것입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에겐 3불 정신이 있었습니다.   

1) 불쌍히 여기는 마음(Compassion)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나서 거의 죽게 된 사람을 제사장도 보고, 레위인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보고 피하여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사마리아 사람은 그를 보고 불쌍히 여겼습니다(눅 10:33). 생명을 살리려면 우선 죽어가는 생명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람이나, 시도한 사람을 정죄하기에 앞서 불쌍히 여겨야 합니다. 우울감에 시달리는 자살 생존자(유가족)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우선입니다. 자살이 심리적인 나약함으로 일어난다는 오해가 있습니다. 믿음이 없어서 그렇다는 오해도 있습니다. 이런 오해는 버리고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품어야 합니다. 

2) 불편을 감수하는 태도

사마리아 사람은 강도 만나 사람에게 다가가서 상처를 치료해 주었습니다. 자신이 타고 가던 짐승에 그를 태워 주막으로 데려갔습니다. 강도 만난 사람을 돌보는 일련의 과정은 불편한 일이었습니다. 사마리아인이 그렇게 할 의무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사마리아인은 이 모든 불편을 감수하고 그를 살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일은 불편하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3) 불같은 열정의 지속성

사마리아인은 죽어가는 한 사람을 살리는 데 열정을 갖고 있었습니다. 일회적인 도움으로 끝내지 않고 지속적으로 도왔습니다. 그를 살릴 때까지 도왔습니다. 자신의 물질을 헌신했습니다. 자살을 예방하는 일은 일회적인 프로그램이어서는 안 됩니다.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3. 생명살림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

1) 목회자의 관심

자살예방이 영혼구원과 선교에 직결된 사명이란 인식이 필요합니다. 교회는 지역과 사회 속에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생명을 살리기 위한 복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살을 막기 위해서,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예방은 건강할 때 효과가 있습니다. 평소에 지속적으로 자살예방과 관련된 메시지를 전하고 교육을 해야 합니다. 

2) 자살생존자(유가족)에 대한 돌봄 

학자들은 자살자 한 사람이 약 40명에게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9년에 13799명의 자살자가 생겼으니 55만 명 넘는 자살생존자가 생긴 셈입니다. 이들의 우울증 발병위험은 일반인에 비해 18.25배 높습니다. 중앙심리부검센터는 유족의 83.6%가 우울상태, 자살자의 45.8%는 가족 중에 이미 자살 시도, 혹은 사망자가 있다고 합니다. 자살생존자의 자살 생각은 일반인에 비해 8배, 자살계획은 6배가 높습니다. 자살생존자들은 애도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유족의 71.2%는 사실대로 알리지 못한다고 합니다. 교회내에도 일반 통계와 비슷한 자살생존자들이 있습니다. 또 다른 자살을 막으려면 이들을 돌봐야 합니다.  

3) 교회내 생명살림을 위한 교육 실시 

(1) 목회자의 설교 
(2) ‘생명의 한칸’ 운동 – 주보 혹은 홈피에 자살예방 상담 전화번호 기재
(3) 교회학교 학생들과 교회 리더십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교육 

4) 교회간, 지역간 네트워크 형성과 캠페인

(1) 사람사랑 생명사랑 자살예방을 위한 걷기축제
(2) 지역 지도자들과의 간담회
(3) 교회가 속한 지자체에 생명존중에 관한 조례 제정 요구
(4) 자살예방과 관련된 국회의 입법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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