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6) 사귐과섬김·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공동주최 생명포럼

저는 기독교 예술영화관 대표 성현 목사입니다. 저는 생명돌봄 중 문화에 대한 부분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저는 문화선교를 하다보니 주중에 많은 비신자들과 예배당 밖 성도들과 만나 강의를 하고, 만남을 가질 기회가 많은 편입니다. 그런데, 목회자로서 주일에 예배/집회 중심으로 성도들을 만날 때, 성도들이 듣기 원하는 메시지와 주일을 제외한 6일의 삶 속에서 고민하는 문제에 커다란 괴리가 있다는 것을 종종 느낍니다. 성도들은 일상에서 살아가며 만나는 흑과 백으로 쉽게 나눌 수 없는 많은 회색지대가 있고, 기독교 신자라고 하지만, 비기독교 신자들보다 더 이기적이고 편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납니다. 이번에 오징어 게임이라는 넷플릭스 드라마가 전세계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데, 거기에 나온 목회자와 기독교 신자들이 하나같이 부정적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우리 주변에 좋은 교회와 소금과 빛이 되는 신자들이 많음에도 그런 분들 못지 않게 성경에서 말하는 진리와는 정반대로 살아가는 신자들, 성직자들 또한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교회를 넘어 지역과 세상을 바라보는 더 큰 비전과 실행이 필요한 때입니다. 풀러신학교에서 예배, 신학, 예술을 위한 브렘 센터 디렉터이자 리디머교회 장로로서 섬긴 마코토 후지무라는 그의 책 ‘컬처케어’에서 수년 동안 많은 교회와 공동체가 양들이 더 넓은 세상으로부터 안전하도록 우리 안에만 머무르게 하기 위해 높은 장벽과 닫힌 문으로 견고한 부족 경계를 만들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생기 넘치는 어린 양들은 공동체의 규범에 순응하고 문화적으로 굶주리거나, 아니면 문화적 영양분을 공급받기 위해 울타리를 뛰어넘는 것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지적을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우리가 가진 하나님 나라라는 큰 비전을 잃은 양 한 마리를 그곳이 어느 곳이라도 찾아가는 목자의 마음으로 실현해가는 교회와 공동체를 세상은 지금 원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한마디로 말하면 ‘생명돌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배당 안에 있는 성도들 뿐만 아니라 세상도 우리를 돌봐달라고 외친다는 것이지요. 로마서 8장 22절에서도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우리가 아느니라’고 말씀합니다. 

사실 ‘생명돌봄’이라는 표현이 영혼을 돌보고, 목양을 하는 목회자들에게 낯설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단어를 교회 안이 아니라 교회 밖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이전에 보이지 않던 문제와 세상을 어떻게 섬겨야 할지에 대한 단서가 보일 것입니다. 교회 안 성도들도 돌봄을 원하지만, 교회 밖 세상도 돌봄을 간절히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포럼을 통해서 바로 이 생명돌봄의 문제를 이제까지 우리가 잘해왔던 것 못지 않게 앞으로 어떻게 풀어갈지, 특별히 기독교에 대한 불신과 혐오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시대 속에서 과연 어떻게 풀어갈 지에 대한 이 단서들을 생명 돌봄의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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