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늘 고민하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나는 1997년 10월 4일 토요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광장에서 개최된 프라미스 키퍼스(promise keepers) 집회 중계방송을 시청한 적이 있다. ‘무너진 데를 막아 서라!’(Stand in the Gap)라는 주제로 100만명이 모인 남성집회였다.

그 집회 첫 장면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아메리칸 인디언 목회자들이 등단해서 사회를 보던 잭 헤이포드 목사님에게 종이로 만든 기념 방패를 전달하고 특송을 했다. 기념 방패 위에는 안중근 의사의 손도장처럼 손바닥 도장이 5개가 찍혀 있었다. 검은색, 노란색, 갈색, 빨간색, 흰색, 다섯 색깔의 손바닥 도장은 세계 5대 인종의 피부색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설교 후에 100만명의 남자들이 광장 바닥에 무릎 꿇고 기도하는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무릎 꿇는 것이 힘들어 보이고,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남자들이 함께 모이는 것 자체가 불편하게 보였지만, 그들이 무릎 꿇고 가슴 치며 기도하는 모습은 엄청난 도전이었고 충격 그 자체였다.

그 집회의 주제성구는 에스겔 22장 30절 말씀이었다. “이 땅을 위하여 성을 쌓으며 성 무너진 데를 막아 서서 나로 하여금 멸하지 못하게 할 사람을 내가 그 가운데에서 찾다가 찾지 못하였으므로” 이 말씀은 죄로 말미암아 유다왕국이 무너지게 된 상황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돌이킬 그 한 사람이 없다고 탄식하시는 말씀이다. 100만명의 남자들이 손을 들고 통회하고 자백하며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기도하는 모습이 감동적인 것이었다.

그리고 찬양이 계속 흘러나왔다. “예수는 나의 주 무덤에서 다시 살아나신 주 무릎을 꿇고 입을 다 모아 예수는 나의 구세주” 

그들은 단지 미국만을 위해 기도하지 않았다. 빌립보서 2장 10~11절의 말씀과 같이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에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게 해 달라”는 기도였다.

나는 거기서 선교의 위대한 비전을 보았다. 그래서 지금 섬기는 교회의 부름을 받고 한국에 들어와 교회 이름부터 ‘비전교회’라고 하였다. 그 비전이 지금 우리 교회 지표가 되었다. “열방을 인도하여 주님을 찬양하는 교회!”

나는 지금 워싱턴 광장에서 눈물로 기도하던 100만명의 100분의 1 밖에 되지 않는 작은 마을에서, 그들의 1000분의 1 밖에 되지 않는 작은 공동체 가족들과 함께 그때 그분들이 간구했던 기도를 여전히 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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