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은 한국교회에 새로운 도전을 주었다. 목회의 중점은 가정이 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가정예배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각인시킨 것이다. 가정예배의 중요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다만 언젠가부터 한국교회가 가정예배의 중요성을 놓치고 말았다.

개혁교회의 전통을 보면 경건한 가정은 가정예배를 필수로 드렸다. 마르틴 루터는 예배를 갱신하면서 가정예배를 중요시 여겼다. 장로교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스코틀랜드 장로교 총회는 1647년 7월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에 ‘가정예배 모범’을 첨부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가정예배 지침서>를 작성했다.

당시 스코틀랜드교회 및 영국 청교도들은 공적인 회중예배 외에 가정예배를 드렸는데, 매일 하루 세 번 가정예배를 드린 가정도 있었다고 한다. <가정예배 지침서>는 회중예배에 참여한 성도들로 하여금 그때 받은 은혜를 잊지 않고, 한 주간 가정과 이웃에서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는 역할을 했다. 가정예배를 통해 온 가족이 하나님을 경배하며 자녀에게 신앙교육을 했다.

가정예배는 ‘교회론’에 기인한다. 가정은 작은 교회다. 인간의 본성은 가정을 자신의 ‘작은 왕국’으로 만들려고 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계획은 가정을 교회로 만드는 것이었다. 구약시대에 유대 민족이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 되고 제사장 나라가 되기 위해 구별된 것처럼, 신약시대에는 교회가 그 역할을 감당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모든 가정은 교회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주님의 소유가 되고 그의 백성이 되기 위해서는 가정에서부터 하나님을 섬겨야 한다. 가정이야말로 우리가 하나님을 섬겨야할 공동체다. 가정예배는 우리 가정이 ‘작은 교회’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정예배에는 영적 유익이 충만하다.

피텍은 ‘가정목회자’에서 가정 예배의 유익을 제시한다. 첫째, 가정예배는 가족 전체의 영적인 유익을 준다. 둘째, 가정예배는 교육적 유익을 준다. 셋째, 가정예배는 가장의 영적 책무를 분명히 해준다. 넷째, 가정예배는 주일 예배의 은혜를 지속시킨다. 마지막으로 가족과 교회 그리고 이웃과 나라를 위한 기도시간을 두어 기도하는 훈련을 하게 만든다.

가정은 신앙 공동체의 가장 작은 단위이다. 가정의 사명은 신앙을 전수하는 것이다. 안타깝게 작금의 그리스도인 가정은 이 사명을 등한시하고 있다. 아니 외면하고 있다. 부모의 사명은 신앙을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다음세대를 세우는 것이다. 신앙을 전수하고 물려주기에 가장 좋은 수단이 가정예배다. 사실 우리 자녀들이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배우는 시간은 고작 일주일에 한 두 시간이 전부다.

일주일의 대부분을 가정에서 시간을 보낸다. 일주일의 168시간 중에 가정에서 하나님께 예배하는 한 시간이 얼마나 아름다운 시간인가? 문제는 텔레비전 앞에서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도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는 아까워한다는 것이다. 잘못돼도 많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스도인의 가정에 가정예배가 회복되어야 한다.

한국교회는 다음세대를 신앙으로 바로 세우기 위해 ‘가정예배 드리기 운동’을 벌여야 한다. 우선 총회적으로 가정예배운동을 벌일 것을 제안한다. 총회에서 <가정예배 모범서> 혹은 <가정예배 지침서>를 출간하면 좋을 것 같다. 총신대학교에서도 <가정예배학>을 커리큘럼에 포함시켜 교육전도사들이 가정예배의 중요성을 다음세대에게 가르치는 것도 좋은 방안일 것이다.

또한 개교회에서 ‘가정예배 드리기 운동’을 벌이기를 제안한다. 필자는 가정예배의 수혜자다. 부모님은 고단하고 가난한 환경 가운데서도 가정예배를 드리기를 힘쓰셨다. 그 가정예배가 우리 3남매가 믿음으로 성장하고 곁길로 가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오랜 후다. 

올해 교회설립 50주년 기념으로 ‘교인의식조사’ 설문조사를 했는데, 전체 교인의 32%가 가정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답을 했다. 솔직히 만족스럽지 못하다. 고무적인 현상은 점점 가정예배를 드리고 있는 가정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14% 정도의 가정들이 새롭게 가정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매일 가정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답한 가정이 8%나 되어서 감사했다.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가 반드시 붙잡아야 할 사역 중에 하나가 바로 가정예배라고 생각한다. 가정예배 드리기 운동은 포기할 수 없는 사역이며, 목회의 핵심이기에 중단하지 않아야 한다. 제이슨 헬로폴로스의 말로 글을 맺으려 한다. “가정예배는 ‘잊혀진 은혜’(a neglected grace)다.” 한국교회는 ‘가정예배’를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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