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본질 회복 · 정치 개혁 병행 역설
구체적 대안제시 미흡 아쉬움으로

4월 1일 교회갱신목회자협의회(교갱협 · 회장:옥한흠목사)가 마련한 공개세미나에 3,40대 목사들이 3백80명이나 참석한 것은 젊은 목회자들이 이번 세미나에 얼마나 큰 기대를 걸었는지를 반증한 것이다. 또한 적지않은 수의 타교단 목회자가 눈에 띈 것도 교갱협에 대한 교단 안팎의 높은 관심도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3월 7일 창립된 후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교단을 어지럽히는 또 하나의 사조직' '정치야욕을 가진 일부 인사들의 정치집단' '정치적 소외계층과 자유주의적 신앙관을 가진 이들의 모임'이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는 한명수목사의 발언처럼 그동안 저항과 견제의 목소리도 간간히 들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첫번째 사업으로 마련한 공개세미나는 '그런대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은 창립취지문에서 밝혔듯이 "정치적 방법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교회갱신과 교단개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공언을 지키려고 애쓴 흔적이 세미나 곳곳에서 엿보였다. '교회갱신을 위한 21세기 비전'이라는 대주제 하에 '21세기의 도전과 교회의 과제'(김영한교수) '21세기 교단의 위상과 진로'(한명수목사) 등 코 앞에 닥친 21세기를 맞이하는 한국교회의 신학정립과 함께 교단의 정책방향 모색 등 두 가지 방향으로 초점을 모았다.

김영한교수는 "과학기술주의 · 정보통신 · 사이비은사운동 · 포스트모더니즘 · 소비향락주의 등 영적 · 문화적 도전을 맞는 21세기의 한국교회는 영성개발과 균형잡힌 신학정립, 목회본질 회복을 통해 응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회자들의 신학관 · 목회관이 재정립되지 않으면 한국교회의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다는 경고성 발언이다.

한명수목사는 80여년 교단의 역사를 통해 장자교단으로서의 제몫을 다하지 못했음을 자평했다. 한목사는 "21세기에 제자리를 잡고 한국교회와 사회 앞에 제 역할을 다 하려면 교단 내적으로는 매관매직 등 금권타락선거, 지역 및 서클 중심의 파벌주의, 신학적 혼란 등의 문제와 연합활동에서 지도력 부재로 인해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끌려다니는 등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목사는 교단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돼 왔던 몇가지 부분들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면서 신학적 정립 못지않게 정치적 개혁도 중요함을 장조한 것이다. 

한편 정석홍총회장을 초청해 벌인 '교단정책 토론회'에서 박도순 · 김태우 · 배운용 · 김인중 · 장광우목사 등은 △당회 · 노회 · 총회 순으로 이어지는 중앙집권적 정치 △교인수 감소와 신학생 증가에 따른 불균형 △장자교단으로서 사회적 리더십의 부재 △총회 임원선거 뿐 아니라 22개 부서 임원선거의 타락행태 △총회장으로서 절반 남은 임기동안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과제 △세대교체에 따른 원로목사와 후임목사, 담임목사와 장로와의 관계 등 한국교회가 공통으로 당면한 목회적 과제와 교단 내에서 해결해야 할 정치적 과제에 대해 교단적 차원의 대책과 총회장 개인의 입장을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정총회장은 '총회보다는 당회가 우선돼야 한다' '양적 성장보다는 보수신학 고수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원로목사가 후임목사를 위해 목회의 장을 활짝 열어주는 넓은 마음이 필요하다'고 답하는 등 목회적 과제에 대해서는 설득력 있게 답변했으나 금권타락선거 · 파벌정치 등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고치긴 해야 하는데 혼자 노력으로는 해결되지 않더라"며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번 세미나는 변화에 목말라 하는 젊은 목회자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았다. 발제자의 강연내용들이  대부부누 문제제기에 머물렀을 뿐  구체적인 대안제시에는 미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한편에서는 "교회갱신을 주창하고 나선 이들이 먼저 교회갱신의 모범을 '몸소' 보여주는 것이 가장 설득력 있는 대안"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누가 누구를 개혁'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갱신의 주체와 객체가 바로 교갱협에 속한 목회자들 자신이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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