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과 공교회성
상태바
코로나19 대유행과 공교회성
  • 박용규 목사
  • 승인 2020.12.30 08: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로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기독교 신앙의 중심인 예배를 비대면으로 드릴 수밖에 없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우리는 전염병을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와 심판이라는 시각을 넘어서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하나님의 작정과 섭리 속에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비대면 예배가 옳으냐와 같은 소모적인 논쟁이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계시의 말씀을 듣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온 세상이 혼돈과 두려움 속에 있을 때 우리의 시선을 외부로만 돌리는 것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 내부로 돌려야 한다. 우리는 예배 때마다 신앙고백을 통해서 “나는 거룩한 공회와 성도의 교제를 믿는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오늘의 한국교회에 공교회성이 있는가? 주님의 피로 세운 교회가 어느새 율법화 되었고, 종교의식만으로 기독교를 입증하려고 한다. 또한 다수의 사람들이 모이는 공동체라면 그곳에 진리가 있을 것이라는 허상을 깨트리지 않는다.

그러나 정말 주목해야 할 것은 성경적인 말씀이 선포되고, 성도들이 그 말씀에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느냐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오늘 교회는 개교회주의, 복음의 개인화, 사유화를 넘어서 사이비 교회를 만들어내곤 한다. 공적이라는 것은 사적이어서는 안 되는 것인데, 불편한 진실은 교회가 사적 기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예수 믿고 구원을 받아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는 것을 하나님의 능력과 권능을 힘입어서 무엇인가 놀라운 일을 하는 것으로만 생각한다. 하나님의 부르심의 자리에서 어떤 성도로 변화되느냐보다 어떤 일을 하느냐에 더 관심을 갖는다.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우리가 몸담고 있는 주님의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담고 있는가? 교회가 비난을 받는 세상에서 성도들은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 

이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물음 앞에서는 그리스도인 대부분은 침묵하거나 관심이 없다. 그 결과 교회 공동체는 하나님의 통치를 벗어나 이기적인 종교집단으로 점점 바뀌어가고 있다. 종교지도자들에 의해서 교회가 사유화 될 때 하나님의 영광은 떠나게 된다.

역사 속에서 교회가 박해와 고난을 받을 때도 있었지만 이렇게 비난과 조롱을 받은 적은 없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공교회의 거룩성을 잊어버리고 목회의 성공이라는 우상을 좇아가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복음의 공공성을 잊어버릴 때 교회는 사회적 책임을 간과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발 감염병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곤혹스럽기만 하다. 확진된 교회나 확진자들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하나님의 백성들은 이 땅의 시민으로서 국가의 방역조치를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사회적 책임과 공교회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이 세상 속에서 최소한의 상식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영적인 삶에서 지성과 영성의 균형을 잃어버릴 때, 하나님을 향한 열심은 자신의 탐욕을 채우게 된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는 삶의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치열한 경쟁의 종교시장 속에서 사도들이 전해주었던 순수한 복음의 공공성을 회복할 수 있을까? 새해를 기다리는 마음은 왠지 씁쓸하기만 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