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아 주는 것에 감동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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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아 주는 것에 감동한
  • 황영준 목사
  • 승인 2020.12.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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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를 보게 되면 엄마 아빠는 물론이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도 무척 기뻐한다.

아내도 손주들을 떡애기 때부터 돌봐주었다. 어린 것들이 자라는 모습, 이쁜 짓 하나하나가 즐거움이었다. 뒤집고, 걷고, 말 배우고 자라며 성장하는 모습이 신기했으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 것인가.

큰 딸 자녀 셋, 작은 딸의 외아들, 아들은 둘을 낳았으니 내게는 손주가 여섯이다. 큰딸이 내가 사는 광주에서 교직에 있고 아빠가 의사로 일하고 있어서 지금도 초등학생인 막둥이를 돌봐준다.

작은 딸과 아들은 캐나다로 이민했으니 그곳에 가서야 아이들을 만나볼 수 있다. 새벽 예배당에 나가면 아이들 이름을 다 불러야 기도가 끝난다.

손자를 얻고 남달리 기뻐하는 한 분이 계신다.

경북 의성에 사는 김OO 장로님. 세상에 자기만 손자를 본 것처럼 감격하고 감사하며 기뻐한다. 자부가 임신했을 때는 산모의 건강과 태아를 위해 기도를 부탁하더니, 병원에 입원해서는 순산을 위해 기도했고, 드디어 건강한 손자의 얼굴을 만나고는 엄청 감격하더니, 며칠 전 100일 잔치 때는 예쁘고 건강한 아기를 안고 촬영한 사진을 보내왔다. 그의 감사 인사이다.

“할렐루야! 어찌 하나님을 찬양치 않을 수 있사오리까? 여기, 한센의 장손 김OO을 안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쉬지 않고 기억해 주신 기도 후원자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황 목사님. 세월이 흘렀건만 더욱 돋보이고, 새록새록 생생한 모습으로 가까워지는 것은 웬 은혜인가요? 첫 만남, 남성교회(소록도) 설립 80주년 기념예배 때 기억 속에 각인된 모습, 꼬막손을 꼭 쥐고 기도하시던 목사님! 과연 한센의 주걱 손을 진정으로 손에 꼬옥 쥘 분이 그 얼마 이리요! 감사드립니다. 감동이었습니다. 주님의 크나큰 축복의 결실이라. 아브라함처럼 이삭처럼, 야곱의 축복입니다.”

그는 한센병으로 소록도에서 살았던 분이다.

병을 낫고는 의성 정착마을로 옮겼다. 그곳 생활도 힘들었지만 3남매 자녀를 낳았고, 금년에 드디어 손자를 본 것이다. 놀라운 일이다.

돌이켜보면 하나님께서 참 기막힌 은혜를 베푸셨다고 말한다.

고향에서 어머니 따라 교회에 나가면서 일가친척들로부터 지독한 핍박을 받았고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우리 가문은 기독교를 용납할 수 없다며 집을 나가라 했다.

그런 시련 중에 몸에 이상이 나타났고, 한센병으로 확인되어 고향 떠나 소록도에 들어왔다. 유배지 같은 절망의 섬, 외로운 사람들, 그러나 신앙생활의 자유가 있을 뿐 아니라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고 살아가는 막다른 인생 광야였다. 교회에서 부모처럼 돌봐주고 기도해 주는 인정 넘치는 어르신들을 만났고, 믿음의 교제로 형제자매 같은 분들을 만나 불같은 시험에서 믿음을 지켰다.

병을 나은 분들과 함께 소록도를 떠나 자립 정착마을로 떠났지만 그곳 생활도 힘들고 어려웠다. 그러나 기도와 성실로 살아가는 신앙촌이었다. 김 장로님은 그곳에서 3남매 자녀를 보았다. 하늘의 빛을 만난 것이다.

소록도 남성교회 설립 80주년 기념예배 때, 그곳을 거쳐 간 몇 분이 찾아왔다. 그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간증하고 감사의 찬양을 올렸다. 지독하게 어려운 형편에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믿음으로 살아온 것은 하나님의 보호이며 연단이며 특별한 사랑이었다고 말했다.

그때 그를 만난 것이 인연이 되었다. 그의 굳어진 손 한 번 잡아드린 것이 그로서는 잊을 수 없는 감동이었던 모양이다.

손자로 인하여 기뻐하는 장로님을 생각하며 어린 것 위해 기도 올린다.

“OO아! 김OO 할아버지께 선물로 보내주신 하나님의 사람. 아빠 엄마에게 기쁨인 하나님의 상급(賞給), 복되어라. 지혜스러워라. 하나님의 기쁨이 되어라, 믿음도 지혜도 충만하게”

그는 소록도를 떠났지만 나는 담임 목사직을 은퇴하고 지금껏 소록도에 드나들며 믿음의 가족들을 만난다.

사람, 사람, 사람. 사랑은 만남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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