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각 교단의 총회가 온라인으로 치러지는 안타까움을 경험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교단의 새 리더들이 세워졌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 중이다. 여러 가지 방향이 있겠지만, 그중 다가오는 시대를 위해 주목해야 할 어젠다는 ‘연합기구의 하나 됨’과 ‘통일시대를 위한 방향성’이라고 할 것이다. 특히 위기 상황을 맞은 한국교회의 방향을 선도하고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기 위해 연합기구의 하나 됨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IMF 외환위기 때 교회들은 같은 마음으로 연합기구의 하나 됨을 강력하게 추구한 적이 있다. 그 당시 강조됐던 것은 ‘분단국가 시대를 마감하고 통일시대로 나아갈 결정적 기회’와 ‘분열된 한국교회의 화합과 일치를 향한 노력의 필요성’이었다. 당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교회협)가 공동 주관하는 연합예배가 개최됐고, 세계선교와 북한선교를 위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간절함이 있었다. 그래서 양 기구의 통합을 위해 한국기독교연합준비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당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가 중간역할을 하면서 ‘한국교회 화합과 일치를 갈망하는 100만 성도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대표회장이었던 고 옥한흠 목사는 이 같은 말을 남겼다.

“그동안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죄를 너무 많이 지었습니다. 하나님 앞에도 죄를 지었지만, 특별히 아무것도 모르는 평신도들에게 너무 많은 죄를 지었습니다. 평신도들은 사실 지도자가 인도하는 대로 따라가야 하지 않습니까.”

지도자들의 철저한 회개를 바탕으로 한국교회의 하나 됨을 강조했던 것이다. 당시 12개 주요 교단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한국교회 일치를 위한 교단장협의회 준비위원회’가 구성됐다. 이어 ‘한국교회 일치를 위한 교단장협의회’가 탄생했다. 협의회는 한국교회 교인 수의 90%를 점하고 보수와 진보를 한데 아우르는 22개 주요 교단이 모두 가입돼 NCCK와 한기총으로 양분된 교계를 뒤흔들 만한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았다.

지금은 그때보다 더 어렵고 힘든 시기다. 한국교회는 사분오열돼 있고 세상을 향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할 뿐 아니라, 자신의 소견에 옳은 대로 움직이는 현실은 안타깝고 답답하기만 하다. 모두가 힘을 합쳐 하나가 돼도 위기를 헤쳐 나가기 어려운 시대다. 갈등의 원천이 되는 각 연합기구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고 있는지 정확한 평가가 필요할 것이다.

하나 됨은 너무 큰 이상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영광과 복음, 나라와 민족, 나아가 세계선교를 위해 하나 됨을 이뤄내야 한다. 그렇기에 새롭게 선출된 각 교단장들은 간절함으로 몸부림쳐야 한다. 다시는 연합기구를 이용해 개인이 영웅이 되려고 해선 안 된다. 모든 대표는 청지기임을 되새기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연합기구마다 각자 특색을 갖고 있지만,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보수와 진보가 하나 되려 몸부림친 시기를 기억하자. 일차적으로 흩어져 있는 보수연합기관이 먼저 하나 됨을 이뤄야 한다. 모두 방향은 같다고 본다. 본질을 놓치지 않도록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나아가야 한다.

힘들어하는 성도들과 교회에 새 힘을 주는 연합기구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 가장 힘든 이 시기에 분명 아버지 하나님의 크신 뜻이 숨어있을 것이다. 새로운 변화를 통해 새로운 역사를 이루는 한국교회가 돼야 한다. 그 일에 모든 지도자가 대답해야 한다.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요 17:21)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59086&code=23111413&sid1=mco&sid2=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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