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돈 많은 사람입니까? 필요한 사람입니까?

아프리카 케냐 나이로비의 시골에 있다가 시외버스를 타고 가던 한국 자매의 이야기입니다. 그 젊은 자매는 만남과 소통을 즐기는 자매였지만 만원버스 내에 오직 자신만이 너무 하얀 것이 자랑이 아니라, 점점 두려움이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나이로비 버스 정류장에 내리면 거리의 남자들 때문에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는 정보를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큰 배낭을 메고 내리는 그 한국 자매는 서성거리던 청년들의 먹이감이었습니다. 키가 큰 흑인 남자들이 주위로 몰려들고 알 수 없는 말들로 키특거리는데,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이러다 당하겠다’하는 아찔한 순간, 이 자매의 손을 낚아채며 끌고 가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꽤 뚱뚱한 흑인 아줌마였습니다. “여기 있으면 큰 일 나!! 나를 따라와요!!!”

그 흑인 아줌마는 역전 근처 여관들도 위험하다면서 원하면 누추하지만 우리 집에서 하루를 묵으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까? 의심보다는 믿음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지라 그렇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날 밤 그녀의 집으로 갔습니다. 너무 어둡고 좁은 집, 2평도 안 되는 곳에 자녀 5명이 자신을 쳐다보며 환영인사를 건내는 것입니다.

당연히 낯설은 곳에서의 한 밤의 취침이 숙면이 될리가 없었습니다. 축축한 바닥, 눈에 희미하게 보이는 각종 벌레들, 그리고 한 밤의 생리현상을 해결하라며 주신 아프리카식 요강등... 그래도 어느 순간 깊은 잠을 잤고 아침이 되어 일어나 보니, 어려운 살림 중에도 손님이 왔다고 정성을 다해 간략한 아침식사를 준비해 주시는 것이 아닙니까?

감사했습니다.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그림을 잘 그리는 이 한국자매는 자녀들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선물로 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날 오후, 흑인 아줌마는 친구 집에 가야 할 일이 있으니 같이 가자며 그 집은 이 지역에서 부짓집이라고 소개해 주었습니다. 가 보니 정말 큰 집, 넓은 정원, 각종 최신형 가전제품 등이 즐비했습니다.

그런데 다행이었던 것은 흑인 아줌마의 친구가 성당을 다니는 신도였으며, 더더욱 좋았던 것은 그 부자집 마나님은 한국에도 한 번 방문했다는 것이 아닙니까? 친구인 흑인 아줌마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 후, 한국에서 온 자매를 오늘은 친구인 너네 집에서 하루 머무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제의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요청을 받은 부자 친구는 머뭇거리며 대답을 못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작은 목소리로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 좋은 말인데, 우리 집은 손님이 거할 만한 방이 없거든... 어쩌지... 미안해....” 그 저택을 나오면서 한국자매는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합니다. ‘이 두 명 중, 누가 진짜 부자일까?’

우리는 보편적으로 큰 집, 큰 차, 비싼 가구 및 보석, 그리고 동산과 부동산이 많으며 은행도 VIP라 별도의 방으로 가는 사람을 성공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물론 그런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라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진짜 성공한 사람은 주위 사람들 혹은 힘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성공한 사람입니다. 이는 결코 자기만족을 충족시키기 위한 말 장난이 아닙니다. 당신은 돈 많은 사람입니까? 필요한 사람입니까?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교갱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