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이라는 초유(初有)의 사태를 만난 한국교회는 이번에 많은 공부를 하게 되었다. 이번 공부를 통해서 얻은 교훈을 여기서 세 가지로 말씀드리고자 한다.

첫째, 재난 상황에 대한 발 빠른 성경적 해석이 필요하다.

코로나19가 전국에 걸쳐 확산되면서 교회의 공적예배가 전염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온라인 영상예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선 목회자들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례 없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일선 목회자가 성경적, 교회사적으로 명쾌하게 답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이런 이슈에 대해 개혁신학에 근거한 성경신학적, 교회사적, 실천신학적 대답을 해주는 것은 교단과 교단 신학대학원의 몫이다.

현대는 ‘뷰카(VUCA)’ 시대이다. 뷰카는 Volatility 변동성, Uncertainty 불확실성, Complexity 복잡성, Ambiguity 모호성이다. 정치, 경제, 사회, 보건, 환경 등 모든 영역에서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이 큰 시대이다. 이를 위해 교단과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의 공동연구 시스템이 상시적으로 가동돼야 한다.

둘째, 재난을 대비하는 위기대응 매뉴얼이 있어야 한다.

위기 때마다 우왕좌왕하지 않으려면 매뉴얼이 있어야 한다. 총회, 노회, 각 교회의 위기대응 매뉴얼이 있어야 한다. 총회 위기대응 매뉴얼에는 재난 시 총회장, 총회 임원, 총회 상비부서와 총회 산하 기관의 역할, 총회 총무와 직원의 역할을 수록해야 한다. 노회 위기대응 매뉴얼에는 노회장과 노회 임원의 역할을 수록해야 한다. 교회 위기대응 매뉴얼에는 담임목사와 당회, 교역자의 역할 등을 수록해야 한다. 이 매뉴얼에는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이 같이 들어가야 한다. 내적인 것은 예배, 목양, 의료, 공중보건, 시설관리, 이단 대비 등이다. 외적인 것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와의 관계, 언론과의 관계, 시민을 돌보는 사회봉사의 영역까지 그 절차를 기록하며, 담당자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그리고 매뉴얼은 각 담당자가 시간을 정해놓고 숙지하고, 1년에 한 차례 이상 미비점을 보완해가야 한다. 위기대응 매뉴얼을 만드는 일에 교단 내에 평신도 전문인들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그래서 관공서, 의료기관, 그 밖에 교회와 유사한 비영리 단체의 위기대응 매뉴얼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최근 사스나 메르스 같은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3~5년 주기로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사회적 합의구조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합의구조란 교회와 정부 또는 지자체가 각자 일방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 소통하고 의논하고, 양보할 것을 양보해 가면서 위기극복을 위해 협력해 필요한 일들을 진행하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번에 사회적 합의구조가 무시된 일이 정부나 지자체에도, 그리고 교회에도 있었다. 정부와 지자체는 강압적인 모습이나 명령의 형태보다는 설득과 권고의 형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동시에 교회는 시민의 안전과 공중보건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일부 반기독교적인 사람들에 의해 교회가 부정적인 프레임에 갇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사려깊은 시민들 중에도 일부 교회가 반사회적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성경에 가장 중요한 두 가지가 있다면, 사랑의 이중 계명과 지상명령일 것이다. 사랑의 이중 계명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다. 우리가 공중보건에 진정성 있게 협조하는 것은 이웃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는 것이다. 동시에 지상명령을 수행할 수 있는 인격적인 관계를 수립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에 교회가 반사회적 기관으로 매도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출처 : 기독신문(http://www.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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