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중앙교회 김신아 장로

김신아 장로님과...
김신아 장로님과...

이미 작고하신 김신아 장로님(소록도 중앙교회. 2007. 9. 22 소천)의 자서전 『하나님 나의 하나님』을 찾아 읽었다. 오는 11월 14일 『소록도교회사』발간 감사예배를 드릴 예정이어서 장로님을 생각하게 되었다.

아울러 심전황의『아으, 70년-찬란한 슬픔의 소록도』, 강선봉 자서전 『천국賤國으로의 여행』, 시인 강창석의 『내가 사는 소록도』, 이재성의 『하늘의 별을 딴 사나이』, 이명남의 『소록도여 안녕』를 꺼내놓는다.

김 장로님이 별세하고 한 달이 지난 10월 27일에 사모님께서도 소록도병원에 입원해 계시다가 병상에서 하나님의 나라로 떠나셨다. 앞 못 보는 장로님이 날마다 병상에 찾아가 손잡고 찬송해 주셨던 사모님, 두 분이 지극히 사모하던 하나님의 나라에서 만나 주님의 위로 가운데 세상 슬픔을 다 내려놓고 천상의 영광을 누리고 계실 것이다.

평생을 기도하며 순종과 헌신의 삶을 살았던 김 장로님의 글을 읽으며 밑줄 그은 한 부분이다.

“나의 일과 중에 가장 소중한 시간은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다. 최근 들어 나의 기도 제목 중 하나는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내가 있는 집에서 복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여름방학이면 일본 손님들이 많다. 나는 찾아오는 손님을 생각할 때 언제나 하나님께서 보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 귀한 만남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도록 성의 있게 대화하며 또 그들을 위해 한 주일에 한 번씩 기도한다. 또 그분들과의 관계가 잘 이어지도록 전화도 한다. 전화는 그들과의 만남을 좀 더 의미 있고 영적인 정신적인 유대를 깊게 하기 위한 소중한 작업이다. 이러한 필요를 느끼는 나는 월요일은 호남, 화요일은 충청, 수요일은 경기, 목요일은 서울과 강원, 금요일은 경남과 부산, 주일은 해외로 디뎌가며 지금까지 알고 지내온 사람들을 기억하며 기도한다. 하나님께서 한 번 나의 인생에서 만나게 해준 분들에 대한 기억을 아끼고 귀하게 연긴다.” (p. 324, 325)

김신아 장로님은 요양소 생활이나 자활 정착촌 교회 전도사로 교회를 섬겼는데, 가진 재물이 없었지만 헌신의 삶이 그리스도의 사랑이며 향기였고 그리스도의 편지였다.

내가 한 번은 C국 교회 지도자들을 위한 특강을 가면서 기도를 부탁했다. 소록도 교회가 항상 든든한 기도 후원자였다. 기도 부탁을 받은 김 장로님은 그곳 교역자들에게 한 끼 식사라도 대접하라며 봉투를 내놓았다.

말씀대로 며칠을 사역하는 중에 교역자들에게 금일봉을 내어놓으며 장로님을 소개했다. 그들은 한국 교회의 한센인의 믿음과 섬김에 놀랐고 큰 교훈이 되었다.

얼마 후, 그곳 선교사님이 귀국해서 감사인사차 함께 장로님을 찾아갔다. 현지 교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서는 우리에게 그곳 교회를 위한 선교헌금을 드릴 테니 구좌번호를 써주라고 했다. 나는 건방지게도 장로님의 그 헌금을 받을 마음이 없었다. “장로님 쓰셔야지요. 권사님도 입원해 계시는데... 말씀만이라도 감사합니다.” 하고 거절했다.

김 장로님은 “우리 집에서 선교사님을 언제 또 만나보겠어요. 하나님의 귀한 종이 오셨는데. 마음먹고 작정한 것입니다.” 하였다. “그러면 한 번 더 생각해 보십시오. 제가 2주 후에 전화드리겠습니다.”하고 헤어졌고, 다시 연락하여 선교헌금을 받아 선교사에게 전달했다.

선교사는 “하나님의 나라에서 장로님을 만나면, 제가 그때 드렸던 헌금은 어떻게 사용하셨는가요?” 하고 물을 것 같다며 선교비를 참으로 귀하게 정직하게 사용할 것을 다시 다짐했다고 했다. 이 일에 대한 간증은 듣는 이들마다 큰 감동이었다고 말해주었다.

소록도 중앙리 26호 2방 문패에 써 붙였던 이름 김신아는 예수의 피로 구원받은 새로운 피조물 된 고백을 담은 김신아(새로울-新, 움-芽)라고 스스로 불렀다. 그는 세상 슬픔도 눈물의 한숨도 예수님의 십자가 아래 묻고 ‘오직 예수, 예수 사랑’으로 한 평생을 살았다.

소록도 화장장에서 나의 축도로 그의 하관예배를 드렸다. 나와 만났던 5년여 기간 장로님과의 교제는 하나님이 제게 주신 특별한 은혜였다. 김신아 장로님, 사랑합니다. 소록도 한센인 형제 여러분 사랑합니다. 앞서가신 믿음의 선진들의 믿음과 사랑과 헌신을 잘 이어갑시다. 부끄럽지 않도록.

화장장에서 마지막 축도하는 황영준 목사.
화장장에서 마지막 축도하는 황영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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