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르밧 과부이고 내가 나아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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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르밧 과부이고 내가 나아만입니다
  • 황영준 목사
  • 승인 2019.10.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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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마치고 돌아가는 할머니.
예배 마치고 돌아가는 할머니.

오늘은(2019. 10. 6) 소록도 4개 교회가 모이는 주일 오후 예배 설교자로 부름받았다. 성경 본문을 기도하고 작정했다.

“이스라엘에 많은 문둥이가 있었으되 그중에 한 사람도 깨끗함을 얻지 못하고 오직 수리아 사람 나아만 뿐이니라” 하는 내용이다(소록도교회는 구판 성경 사용). 한센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 ‘문둥이’란 단어이다. 망설이다가 결단했다.

가족과의 생이별, 사람들의 차별과 천대와 경계와 혐오, 특정 지역이나 시설에 갇힌 생활, 육체적 고생 등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으며 외로움과 서러움에 한 맺힌 저주스러운 말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아만이 놀라운 은혜를 받은 사건이 소개되고 있었다.

예수님이 공생애를 시작하면서 나사렛에서 하신 말씀이다. 엘리야 시대의 사르밧 과부와 엘리사 시대의 문둥이 나아만을 들어 이 ‘한 사람’만 은혜를 받아 하나님이 베푸시는 표적을 보았다고 말씀하셨다. 불신앙의 시대에 하나님의 종들이 전하는 말을 듣고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 그대로 믿고 순종하여 놀라운 기적을 체험한 것이다. 믿음은 순종이어야 한다.

여자 성도들은 사르밧 과부처럼 믿고 순종하며, 남자 성도들도 나아만처럼 믿고 순종하여 세상에서 맛볼 수 없는 큰 은혜를 누리자는 말씀을 드릴 수 있었다. 모두가 “아멘!”으로 화답했다. 은혜의 시간이었고, 도전과 결단의 시간이었다.

예배를 마치고 돌아가는 할아버지 신발을 신겨드리려고 발을 만지다가 깜짝 놀랐다. 차디찬 기운, 의족이었다. 신발을 신겨드리고 일으켜 세워드리니 옆에서 기다리던 이웃분이 붙잡고 가신다. 전동차로 돌아가고, 불편한 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간다.

소록도 교인들은 평균 76세라 한다. 예배 시작 1시간 전에 일찍 나와 개인 기도를 드리고, 30분 전부터는 함께 찬양을 드린다. 누구든지 한 분이 찬송가를 선창하면 모두가 소리 합하여 찬송하다. 소록도에서의 생활이 교회 중심이고 예배 중심이다. 평생 부른 찬송가라서 다 외워서 부르고, 힘 있게 손뼉 치며, ‘아멘! 아멘!’으로 화답한다. 영상이 없어도 괜찮다.

매일 새벽 기도회가 있고 특별히 매일 정오 기도회가 있어서 예배당에서 교인들 자체적으로 기도 모임을 갖는다. 정오 기도회는 1907년 평양 장대현교회의 부흥회 때 시작되어 지금껏 이어진 한국 교회의 전통이 되었다. 말하자면 100년 넘도록 이어온 역사적 기도의 현장이 소록도이다.

‘오직 예수, 오직 천국’ 소망으로 서로의 이웃을 예수님처럼 섬기는 믿음의 섬, 기도의 섬, 사랑의 섬, 그 소록도는 이 시대의 기독교 성지(聖地)이고 기도의 성지(聖地)이다.

주여! 이곳 소록도교회에 풍성한 은혜를 베푸소서.” 마음으로 기도하며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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