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찾아온 손님인 줄 알았는데, 너무 오랫동안 ‘안방’에서 나가지 않고 우리의 모든 삶에 간섭했다. 반갑지 않은 이름, 코로나19 이야기다. 코로나와 함께한 1년은 우리 삶의 풍경을 많이 변화시켰다. 언제까지 같이 가야 하는지도 모르는 그 존재는 지금도 약해질 줄 모르고 우리를 힘들게 한다.공중의 새 한 마리, 백합화 한 송이 그냥 두지 않으시는 하나님이 분명 살아계시기에 우리는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왜 하나님께선 수많은 이들의 기도와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이렇게 오랫동안 코로나를 우리 곁에 두고 계신 것일까.하
정치는 공동체의 평화와 번영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저마다 꿈을 갖고 정치에 뛰어들고 있다. 그 꿈들은 평화와 번영에 더 보태어 위기의 환경에 대처하려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안전한 미래를 만들어 보려는 설계도를 의미한다. 이런 정치의 목적은 세속이나 교회나 동일하다.그런데 이런 목적의지가 없이 정치에 관여할 때 정치는 공동체에 큰 해악을 끼친다. 개인의 명예와 영달을 위한 욕망으로 참여하게 되면 그 공동체는 부패하고 망할 것이다. 그래서 플라톤은 국가론에서 정치는 철학자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인이나 상공인,
벌써 장모님(고 문원득 권사)이 천국으로 가신지 1년이 지났습니다. 생전에 부족한 목사 사위를 위해서 기도해주시고, 늘 사랑을 베풀어 주신 분이었습니다. 목회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것임을 잘 아시는듯 뵐때마다 힘들지 않느냐며 위로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자랑스러워 하셨습니다.장모님은 6남매(1남5녀)를 낳으시고 기르시며, 평생 가정을 위해 사신분이었고, 교회중심의 신앙생활을 성실하게 하신 분이었습니다. 장인 어르신이 앞서 7년 전에 떠나시고, 이후 따라 가셨습니다. 그 분은 조금이라도 자식들에게 짐이 될가 걱정하시며 하나님이 오랫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른다.꺾이기는 커녕 매일 확진자가 전남 지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오늘만도 나주, 순천, 광양, 화순, 목포 등지에서 2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걱정이다.이 시간 교회에 올라와 조용히 무릎을 꿇어 본다. 할 수 있는 게 이것 뿐이다. 하지만 반드시 치유와 회복의 은혜를 주실 거라 믿는다.아울러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은 없지만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식사를 포함한 음식물 섭취 금지, 구역예배 같은 소모임 등을 하지 않기로 했다. 주일 식사를 못하기에 오후 예배를 드리지 못한다.안타까운 일이다. 그럼에도 더불
지난달 29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개혁 교단 합동 15주년 기념 감사예배가 있었다.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나뉜 지 26년이 된 2005년, 두 교단은 그 어떤 조건도 달지 않고 지난 시간의 아픔을 뛰어넘어 교단 합동에 동의하고 하나가 됐다. 하나가 되는 과정은 물론 그 후에도 힘든 일이 없지 않았지만, 이번 감사예배를 통해 계속 하나로 갈 수 있는 기틀을 만든 것으로 생각한다.1979년은 두 교단이 분열한 해였다. 필자는 대구동부교회 철문이 흔들리던, 서슬 퍼런 현장에 있었다. 대학 시절 전국기독학생면려회(SCE) 임원으로서 총
그동안 사용하던 장난감(?)이 고장나 새로 구입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전문 수리 엔지니어가 엔진에 문제가 있어 사용 불가라는 판정을 내렸지만 살살 달래보면 혹 사용할 수도 있을까 싶어 오늘도 시동을 걸어 한 3분 사용했더니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네요.신품 사러 가렵니다. 사실 경비 절약하자며 이 친구를 중고로 구입했거든요.오늘 비싼 곱창김 한 박스를 선물 받았습니다.교인 아닌 마을 분이 매년 교인들보다 더 먼저 선물해 주신곤 하죠. 당신은 아직 곱창 물김 수확도 안하셨다네요. 그럼에도 목사를 섬기시는 가슴 따뜻한 분이셔요. 그래서
아내와 함께 전통 재래시장에 간다. 2, 4, 7, 9일에 연이어 장이 서는 말바우(광주광역시 북구) 시장이다. 광주에서 담양 쪽 도로가 열리는 곳이라서 담양, 순창, 순천, 화순, 구례, 곡성으로 길이 열리는 곳이다.일찍 오는 시외버스들이 촌에서 오는 보따리 손님들을 내려놓는다. 짐 보따리래야 밭에서 뽑은 싱싱한 채소나 과일 그리고 햇곡식이 대부분이다. 아는 얼굴들 만나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보따리 이야기들도 정겹다.시내버스에서 내리니 발 앞에서부터 물건을 풀어놓았다. 가을 장이라서 사람들이 더 많이 모인 것 같다. 금방 뽑은 무
추석연휴 때 방영된 가수 나훈아 콘서트를 1시간 정도 시청을 했다. 노래 가락에 담긴 그의 삶과 철학에 마음이 끌려 들어갔다. 공연 중 그의 노랫말, 몸짓 하나, 멘트 한마디는 목회자인 나를 깊은 사색의 공간으로 인도하는 것 같았다. 코로나19와 맞물려 트롯 열풍이 광풍으로 바뀌어 트롯의 재발견이라고 즐기고 있을 때, 나훈아의 노래는 자신의 예술 세계와 철학이 피안의 세계가 아니라 현실의 삶에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중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그는 “가수는 꿈을 파는 사람”이라며 “꿈이 고갈되는 것 같아서 11년 동안
이번 총회는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것을 비정상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모두가 다 인정한다. 그러나 아무리 이런 상황이라고 해도 이번 총회 선거를 보면서 대부분의 총대들은 ‘이것은 아니다’라는 생각들을 했다.이번 총회는 한 장소에 모이지 못하고 여러 지역으로 나뉘어 모였다. 어렵게 시간에 맞추어 총회 장소에 도착을 했는데, 도착해서 처음 들은 소식이 어제까지 한 명이었던 장로부총회장 후보가 탈락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의아해하며 선거에 임했는데, 이번에는 장로부총회장 후보가 없으니 두 사람 모두 후보로 다시
9월 29일, 날씨 맑음. 오늘은 주일입니다. 언제나 그랬듯 가을 아침은 맑고 서늘해서 좋습니다. 교회 현관에 어르신 보행기 서너 대가 가지런히 주차된 것을 보니 연로하신 권사님들이 평생 마르지 않는 눈물로 예배당을 벌써 예열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현관에는 아무리 둘러보아도 손 소독제가 보이지 않습니다. 체온계의 기계음도 들리지 않습니다. 출입자 명부도 없습니다. 대신에 지하 주방에서 딸각딸각하는 요리 소리와 진한 국 냄새, 그리고 주일학교 아이들의 깔깔거림과 그 선생님의 설렘이 맞이합니다.오전예배 시간입니다. ‘나는 하나님을 예배
오늘 오후예배시간에는 코로나19로 인해서 모든 교회 사역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가운데 부득이 교회에서 할 수밖에 없는 세례,입교식이 진행되었습니다. 50인이하의 참석 제한으로 축제의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았으나 의미있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코로나19로 인해서 많은 분들이 학습,세례 교육신청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역대 가장 적은 수의 세례식이 진행되었습니다. 학습이나 유아세례신청자는 아예 없었으나, 만14세가 된 유아세례 출신 학생 3명과 세례를 간절히 기다려왔던 성도님 2명이 참여했습니다.오늘 예식을 통해서 코로나19 재난의 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각 교단의 총회가 온라인으로 치러지는 안타까움을 경험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교단의 새 리더들이 세워졌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 중이다. 여러 가지 방향이 있겠지만, 그중 다가오는 시대를 위해 주목해야 할 어젠다는 ‘연합기구의 하나 됨’과 ‘통일시대를 위한 방향성’이라고 할 것이다. 특히 위기 상황을 맞은 한국교회의 방향을 선도하고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기 위해 연합기구의 하나 됨이 절실하게 요구된다.IMF 외환위기 때 교회들은 같은 마음으로 연합기구의 하나 됨을 강력하게 추구한 적
매년 민족고유의 명절인 추석을 맞이할 때마다 따뜻한 마음을 느낍니다. 한편으로는 과분한 사랑을 받는 것 같아 몸둘 바를 모르고, 여전히 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늘 마음 한켠에는 보이지않는 부담감도 함께 있습니다.그럼에도 따뜻한 마음을 담은 정성에 큰 위안과 힘을 얻게 됩니다. 이번 추석은 코로나19로 인해서 모든 분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터인데도 잊지않고 베푸시는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그 가운데 우리 청년들이 매년 보내는 따뜻한 감사카드가 마음을 뭉클하게 합니다. 청년의 향기를 느끼게 만드는 글씨가 넘 아름다웠습니
2003년 태풍 매미 때의 일입니다. 점점 굵어지는 빗줄기의 굉음 사이로 전화벨이 불안하게 울렸습니다. 발신인은 관리집사였습니다. 처음에는 교회 지붕에 또 다시 문제가 생긴 줄 알았습니다. 강대상 위로 폭포처럼 쏟아지는 빗물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서 전화한 줄 알았습니다.그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을 울먹이며 전했습니다. “목사님! 사람이 죽었습니다.” 돌아가신 분은 우리 교회 담장 바로 밑에 살고 있는 할머니 성도였습니다. 월세로 사는 그 할머니의 조그마한 단칸방에는 부엌이 따로 없었습니다. 슬레이트 지붕 처마를 우리 교회 담
교단 총회는 1년에 한 번 1600여 명의 총대들이 모여 크고 작은 일에 대해 충분한 토의와 검토를 거쳐서 의사결정한다. 그러나 이번 제105회 총회는 코로나19로 인하여 5시간 만에 총회를 파회하게 되었다. 수많은 헌의안과 각 상비부와 특별위원회의 청원사항을 심도 있게 처리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너무 짧을 수밖에 없다.어디 시간뿐인가. 아무리 기술이 발전을 했다지만 35개 거점교회로 흩어진 총대들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따를 것이다. 결국 총회임원회가 많은 짐을 떠맡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었다. 과연 총회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제105회 총회가 역사상 최초로 온라인 화상총회로 개최되고 있습니다.노회장으로 노회 파송 총대 14명 모시고 지역 총회 거점인 새목포제일교회에 와 있습니다.예정대로라면 전국 161개 노회 1600여 총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일년간 총회를 섬길 임원 선출과, 교단 주요 안건, 총신대학교를 비롯한 기관 살피는 등의 업무를 5일간 처리하였었죠.하지만 금년은 새에덴교회를 본부로, 전국 35곳을 거점 회의장 삼아 50명 숫자 제한하여 교단 총회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비록 전국에 흩어져 비상 총회로 모이지만 성총회로 쓰
잠잠하던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재확산되어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발생한 이후 양산시기독교총연합회(이하 양기총)에 속한 교회들은 양산시와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지난 8개월여 동안 양기총교회들은 현장예배와 온라인예배 병행, 교회 내 모든 모임 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예배전후의 철저한 방역조치, 교회출입자 방문기록은 물론 체온 측정 및 손 소독, 예배당 내 거리두기 등 여타 시설보다 훨씬 강화된 조치를 선제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교인들에게
우리는 설교자이다. 하지만 좋은 예배자가 아닐 수 있다. 내가 설교할 때는 예배에 전념하지만, 다른 사람이 설교할 때는 전념하지 않을 수 있다. 설교할 때 가장 힘든 대상은 목회자들이다.1740년 10월 19일 조지 휘필드는 자신의 일기에 이런 기록을 남겼다. “오늘 아침에 설교했다. 집회가 시작되자 곧 전보다 더 영적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에드워즈는 설교하는 동안 내내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조다난 에드워즈가 담임목사로 섬기는 노댐프턴교회에서 열린 집회에서 조지 휘필드 자신이 설교할 때 그 교회 담임목사가 가장 큰 은혜를 받는
대구시 중구 동인동에는 제가 즐겨 찾는 수리 센터가 있습니다. 2013년 겨울에 거창한 개업 이벤트도 없이 오픈한 이곳은 참 특이합니다. 매월 첫째와 셋째 목요일, 겨우 이틀 영업을 합니다. 시간도 아침 6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두 시간만 문을 엽니다. 다른 수리 센터와 비교하면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매번 찾아오는 단골 고객들의 모습을 보면 더욱 흥미롭습니다. 일곱 명의 남자가 전부입니다. 다들 까만색 교복과 국방색 군복을 입었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50대 중년의 옷을 걸치고 있습니다. 왠지 입만 열면 썰
‘나다움 어린이 책’ 논란은 이 시대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준다. 이 책은 여성가족부, 롯데지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업무협약을 맺고 추진 중인 사업이다. 하지만 성별 고정관념과 편견을 없애고 ‘나다움’을 찾도록 교육한다는 목적을 벗어나 동성애를 미화하고 조장한다.예로부터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했다. 국가와 사회발전의 근본 초석이기 때문에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 반대의 뜻으로 ‘권의지계(權宜之計)’가 있다. 이는 아침저녁으로 뒤바뀌며 시류에 야합하는 즉흥적이고 편의적인 계획을 뜻한다. 교육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