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 꿈으로 교육대학을 다니던 중에 ‘활동성 폐결핵’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병은 갈수록 심해지고,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자포자기하며 미열과 권태감을 안고,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을 때였습니다.어느 날 부터인가 새벽 4시만 되면 교회당 새벽 종소리에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전에는 없던 일이 4일간이나 지속되자 번뜩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내가 전에는 학생회 학생회장도 했고, 열심히 교사도 했던 사람인데 어느새 내가 이렇게 되었네.”얼른 일어나 준비하고 조그만 개척교회
연전에 MBC 파랑새 특강을 들은 적이 있다. 옻칠의 나라 일본을 감동케 한 ‘옻칠장인’ 전용복 선생의 강의였다. 전용복 선생은 오랫동안 일본에 거주하면서 나전칠기와 옻칠의 대가로 일본에 잘 알려진 분이다. 옻칠은 옻나무 수액으로 바른다고 한다.옻은 보존력이 뛰어나서 한번 옻칠하면 만년을 간다고 한다. 고구려 시대 벽화들이나 팔만대장경이 남아있는 이유도 바로 옻칠 때문이다. 옻칠하면 까만색을 연상하는데, 옻나무 수액은 처음부터 까만색이 아니다. 옻나무에 상처를 내면 방어본능으로 독성 수액을 낸다고 한다. 옻나무의 수액은 결국 옻나무
코로나19는 우리 사회 모든 분야, 그리고 교회 안의 예배형태까지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비정상이 정상처럼 여겨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비대면(untact) 사회로 들어서면서 하나님 임재의 현장인 예배까지 비대면으로 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동안의 경험에서 본다면 결코 정상적인(normal) 것이 아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사람들은 이런 모습을 ‘뉴노멀’(new normal)이라고 말하고 있다.지금은 마스크를 쓰고 예배드리는 것이 자연스럽게 보이고 정상
1914년 초, 영국 런던 신문에 다음과 같은 구인광고가 난 적이 있다. “혹독한 여행을 함께 떠날 사람 구함. 보수는 쥐꼬리만 함. 살을 에는 추위가 있음. 몇 달이나 어둠이 계속되는 곳임. 끊임없이 찾아오는 위험이 있음. 살아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음. 다만, 성공할 경우에는 명예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게 될 것임.”이 광고는 어니스트 쉐클톤(Ernest Shackleton)이 남극탐험대원을 모집한 광고였다. 4줄 26자로 된 이 짧은 광고에 무려 5000여 명의 젊은이들이 지원했다고 한다. 최악의 조건을 내 건 이 광
목회자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늘 고민하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나는 1997년 10월 4일 토요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광장에서 개최된 프라미스 키퍼스(promise keepers) 집회 중계방송을 시청한 적이 있다. ‘무너진 데를 막아 서라!’(Stand in the Gap)라는 주제로 100만명이 모인 남성집회였다.그 집회 첫 장면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아메리칸 인디언 목회자들이 등단해서 사회를 보던 잭 헤이포드 목사님에게 종이로 만든 기념 방패를 전달하고 특송을 했다. 기념 방패 위에는 안중근 의사의 손도장처럼 손바닥 도장이 5
‘이에스티 신드롬’(EST Syndrome)이라는 말이 있다. 25년 전에 미국교회와 한국교회가 가장 큰 관심을 가졌던 윌로우크릭교회를 담임했던 빌 하이벨스 목사가 ‘리더십 서밋’이라는 목회자콘퍼런스에서 강의할 때 했던 말이다. 원급도, 비교급도 아니고 최상급은 대부분 ‘~est’로 끝난다. 그는 위험한 지도자에게 항상 ‘이에스티 신드롬’이 있다고 했다. 그때 나는 한국에서 목회하기 전이었지만 가슴이 뜨끔했었다.위험한 지도자의 마음 속에 ‘최고’가 되고자 하는 의지가 강박관념처럼 강하기 때문에 항상 가장 크고, 가장 강하고, 가장
오늘까지 목회자로 달려온 저는 은혜로우신 주님의 도우심 가운데 소중한 스승님들을 만났습니다. 이러한 만남은 인격적으로 신학적으로 성경적으로 견고한 기초를 세우도록 하였습니다. 주님의 저를 향한 마스터 플랜(Master Plan) 가운데 경험한 저의 소중한 스승님은 다음과 같습니다.첫째, 육신의 아버지이신 오상진 목사님이십니다.저는 목회자의 가정에서 출생하여 대를 이어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소명 받은 자로서 이 고귀한 사역에 뛰어들 때의 역할 모범은 단연 혈육의 아버지이셨습니다. 아버지이자 동시에 스승이란 사실은 놀라운 일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로 삼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할지니라”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때문에 일상이 멈추고 심지어 국경도 폐쇄되는 때를 살고 있습니다. 그
심리학에서 쓰는 말 중에 '개인 공간(Personal-space)'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범접하지 못하도록 그어놓은 나만의 공간"을 흔히 "거리"라는 말로 표현하는데, 말하자면 이런 것을 '밀접 거리'라는 말을 합니다. 이것은 마치 연인의 관계처럼 서로 사랑하고 밀착된 아주 가까운 마음의 거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가 있습니다. 서로 믿어준다는 것이고 그것을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진정한 행복과 참 평안을 '밀접 거리'라고 합니다.그 다음은 '개인 거리'가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말
오늘은 설명절을 앞두고 코로나(COVID19)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우리의 이웃을 섬기는 작은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사)부산성시화운동본부(본부장 유연수 목사)에서 진행하는 《제18회 사랑의 쌀 나누기》의 일환으로 {우리동네전통시장살리기} 행사를 우리 교회가 속해 있는 부산 동구청(구청장 최형욱)을 방문하여 기부금 전달식을 했습니다.이 사업의 시행을 담당한 동구 기독교교회연합(회장 김대훈 목사) 주관으로 전달식을 한 후 기념사진을 한 컷 했습니다. 부산성시화운동본부에서는 지난 2003년부터 17년째 지역교회의 교회와 성도들이
우리는 많은 선택을 하며 산다. 그 중에는 사소한 것도 있고 중요한 것도 있다. 선택에 따라 우리 삶이 많이 달라진다. 우리는 마지막 호흡하는 순간까지 선택하다 세상을 떠난다. 물론 우리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연말이다. 2020년은 코로나로 인해 참 어수선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삶을 살고 있다. 일상이 무너지고 당연시했던 것들이 불가능해지는 경험을 했다. 이 와중에 성도들은 비대면 영상 예배를 드렸고, 학생들은 비대면 수업을 했다. 이런 어려움을 겪고 수학능력시험을 친 학생들은 원하는 대학의 문을 두드리고 결
한국교회는 그동안 대부분 기도 프로그램 가운데 "특별새벽기도회"를 운영해 왔습니다. 그 방법은 절기(신년주간,고난주간, 추수감사, 송구영신) 또는 목적(전도,월삭, 세이레, 부흥회, 구국 등)을 위하여 다양하게 진행해 왔습니다. 이를 통해서 공동체는 하나됨을 경험하며, 성도들 각자에게는 신앙적인 성장과 성숙의 좋은 디딤돌이 되기도 했습니다.그러나 코로나로 인해서 모든 예배를 포함한 현장 중심의 기도회는 온라인(비대면)으로만 드릴수 밖에 없어서 교회중심의 기도운동은 할 수없게 되어 그 역동성을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무소부재
오늘 토요일 오후에 교회 문을 나서는데 어느 노인 한 분이 점퍼 파카차림으로 멋진 중절모를 쓴 채 나에게 말을 붙입니다. "혹시 교회 담임목사님이십니까?" 그래서 "네 그렇습니다만" 하고 말했더니ᆢ 다시 반갑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배춘식 목사입니다"라고요. 나는 곧바로 알아뵙지 못한 마음에 죄송하여서 인사를 드렸습니다.배 목사님을 알게 된 것은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때 나는 신대원2학년 교육전도사 시절이었는데 섬기는 교회 담임목사님(권성묵 목사)과 친한 분이어서 가깝게 뵙게되었습니다. 이후 노회 안에서 연합활동을 하
올 해는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와 함께 보내며, 코로나로 마무리할 듯싶습니다. 한 해의 마지막 달, 12월은 성탄의 달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며, 거리마다 캐롤송이 울려퍼지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회로 떠들석할텐데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교회마다 장식했던 성탄트리도 대부분 하지 않은 채 지나가는 것 같아 많이 아쉬운데... 오늘 교회앞에 오래된 라이트 장식이 걸려 있는 것을 보니 한편으론 반갑고, 또 마음은 옛 추억으로 소환됩니다.세찬 겨울바람이 불어오는데 흔들리며 반짝이는 불빛은 조금은 서글퍼집니다. 그래도 주님이 오신
벌써 장모님(고 문원득 권사)이 천국으로 가신지 1년이 지났습니다. 생전에 부족한 목사 사위를 위해서 기도해주시고, 늘 사랑을 베풀어 주신 분이었습니다. 목회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것임을 잘 아시는듯 뵐때마다 힘들지 않느냐며 위로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자랑스러워 하셨습니다.장모님은 6남매(1남5녀)를 낳으시고 기르시며, 평생 가정을 위해 사신분이었고, 교회중심의 신앙생활을 성실하게 하신 분이었습니다. 장인 어르신이 앞서 7년 전에 떠나시고, 이후 따라 가셨습니다. 그 분은 조금이라도 자식들에게 짐이 될가 걱정하시며 하나님이 오랫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른다.꺾이기는 커녕 매일 확진자가 전남 지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오늘만도 나주, 순천, 광양, 화순, 목포 등지에서 2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걱정이다.이 시간 교회에 올라와 조용히 무릎을 꿇어 본다. 할 수 있는 게 이것 뿐이다. 하지만 반드시 치유와 회복의 은혜를 주실 거라 믿는다.아울러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은 없지만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식사를 포함한 음식물 섭취 금지, 구역예배 같은 소모임 등을 하지 않기로 했다. 주일 식사를 못하기에 오후 예배를 드리지 못한다.안타까운 일이다. 그럼에도 더불
그동안 사용하던 장난감(?)이 고장나 새로 구입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전문 수리 엔지니어가 엔진에 문제가 있어 사용 불가라는 판정을 내렸지만 살살 달래보면 혹 사용할 수도 있을까 싶어 오늘도 시동을 걸어 한 3분 사용했더니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네요.신품 사러 가렵니다. 사실 경비 절약하자며 이 친구를 중고로 구입했거든요.오늘 비싼 곱창김 한 박스를 선물 받았습니다.교인 아닌 마을 분이 매년 교인들보다 더 먼저 선물해 주신곤 하죠. 당신은 아직 곱창 물김 수확도 안하셨다네요. 그럼에도 목사를 섬기시는 가슴 따뜻한 분이셔요. 그래서
추석연휴 때 방영된 가수 나훈아 콘서트를 1시간 정도 시청을 했다. 노래 가락에 담긴 그의 삶과 철학에 마음이 끌려 들어갔다. 공연 중 그의 노랫말, 몸짓 하나, 멘트 한마디는 목회자인 나를 깊은 사색의 공간으로 인도하는 것 같았다. 코로나19와 맞물려 트롯 열풍이 광풍으로 바뀌어 트롯의 재발견이라고 즐기고 있을 때, 나훈아의 노래는 자신의 예술 세계와 철학이 피안의 세계가 아니라 현실의 삶에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중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그는 “가수는 꿈을 파는 사람”이라며 “꿈이 고갈되는 것 같아서 11년 동안
9월 29일, 날씨 맑음. 오늘은 주일입니다. 언제나 그랬듯 가을 아침은 맑고 서늘해서 좋습니다. 교회 현관에 어르신 보행기 서너 대가 가지런히 주차된 것을 보니 연로하신 권사님들이 평생 마르지 않는 눈물로 예배당을 벌써 예열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현관에는 아무리 둘러보아도 손 소독제가 보이지 않습니다. 체온계의 기계음도 들리지 않습니다. 출입자 명부도 없습니다. 대신에 지하 주방에서 딸각딸각하는 요리 소리와 진한 국 냄새, 그리고 주일학교 아이들의 깔깔거림과 그 선생님의 설렘이 맞이합니다.오전예배 시간입니다. ‘나는 하나님을 예배
오늘 오후예배시간에는 코로나19로 인해서 모든 교회 사역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가운데 부득이 교회에서 할 수밖에 없는 세례,입교식이 진행되었습니다. 50인이하의 참석 제한으로 축제의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았으나 의미있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코로나19로 인해서 많은 분들이 학습,세례 교육신청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역대 가장 적은 수의 세례식이 진행되었습니다. 학습이나 유아세례신청자는 아예 없었으나, 만14세가 된 유아세례 출신 학생 3명과 세례를 간절히 기다려왔던 성도님 2명이 참여했습니다.오늘 예식을 통해서 코로나19 재난의 때에